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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정치 발언 금기 깬 '삼성가', 대통령 선거 출마 '현대가'

최근 기업과 정치권의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불 지핀 ‘멸공’ 논란은 정치적 공방으로 번졌다. 또 정치권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화천대유 대장동 사건’에 끌어들였다. 어쩌면 기업가에게 필연적인 정치권과 연루된 사건들을 통해 삼성가와 현대가의 상반된 성향을 짚어봤다. 금기 깬 삼성가, 정치권과 갈등 20일 재계에서는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공방은 총수들의 정치적 발언 금기를 깬 사례라고 입을 모은다. 공산주의를 멸한다는 뜻인 ‘멸공’은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는 결국 신세계에 대한 불매운동과 신세계그룹주 주가 급락이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정 부회장의 멸공 논란은 지난 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이 들어간 기사를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불거졌다. 이어 대선 후보들이 진영의 논리로 활용하면서 정치적 공방으로 옮겨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정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을 구입하면서 멸공을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국민의힘 내에서 ‘멸공 인증 릴레이’가 벌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들은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안 갈까 한다”고 저격했다. 멸공 논란이 가열되자 부담을 느낀 정치권도 수습에 나섰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측근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멸공 논란을 불러온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도 자제했으면 한다”며 “기업 주가가 떨어져 개미 투자자가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미안하다. 고맙다’는 표현으로 정치적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지난 10일 정 부회장은 이마트 노조의 성명까지 나오자 더는 멸공 관련 발언은 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이봉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18일 '대기업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개선 토론회'에서 멸공 논란에 대해 “신세계그룹의 총수가 아니라 대표이사가 이런 일을 벌였다면 사전에 조치가 있었을 것이다. CEO를 넘어선 총수 리스크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소신 발언도 정치적 공방을 일으켰다. 이 회장은 1995년 4월 출장차 방문했던 중국 베이징에서 주요 언론사 특파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김영삼 정부를 겨냥해 “우리나라의 정치력은 4류, 행정력은 3류, 기업 능력은 2류”라고 폭탄 발언을 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이건희 씨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결국 이 회장은 그해 ‘노태우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며 검찰 조사를 받았다. 100억원의 뇌물을 줬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는 등 곤욕을 치른 이 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선에도 출마…정치 참여 적극적인 현대가 삼성가와 달리 현대가는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다. ‘왕회장’으로 불렸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폭로에 이은 대선 도전에서 현대가의 성향을 읽을 수 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2년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노태우 대통령까지 수십억 원의 정치자금을 상납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통일국민당을 창당한 정 명예회장은 제1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당시 그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경제대통령이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1년 남짓한 정 명예회장의 정치 도전은 실패로 마무리됐다. 제14대 대선에서 정 명예회장은 ‘아파트 반값’ 같은 파격적인 공약을 내걸었지만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3위에 머물렀다. 정 명예회장은 1993년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당시 김영삼 정권 때 정 명예회장은 대통령선거법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현대그룹 역시 검찰 수사 등에 시달려야 했다. 정 명예회장은 정치권에서 물러섰지만, 그는 1998년 대북사업으로 역량을 드러냈다. 직접 소 떼를 몰고 판문점을 통과했고 금강산 관광 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에 주력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보탰다. 정 명예회장의 정치적 꿈은 6남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에게 투영됐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가에 정치인이 한 명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정 이사장을 점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이사장은 1993년 미국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학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1988년 정 이사장은 제1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 공천을 뿌리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금배지를 처음으로 달았다. 이후 내리 7선을 역임했다. 정 이사장은 1992년 대선 때 아버지의 선거캠프에서 정치적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는 1987년 현대중공업 회장직까지 올랐지만 정치적 야망을 위해 기업 경영에서 손을 떼기도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성공 신화에 힘입어 제16대 대선 후보로도 출마했다. 국민통합21당 대표로 출마했던 그는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후보 결정전에서 밀려 대선을 완주하지 못했다. 결국 노무현이 이회창 후보를 제압하고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정 이사장은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탠 격이 됐다. 현재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문재인 정권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7월 정부의 ‘한국판 뉴딜’ 발표에서 ‘그린 뉴딜’ 대표로 나와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비전을 공개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현대차의 수소차·전기차와 관련해 “요즘 현대차, 수소차 부분은 내가 홍보모델”이라며 우호적으로 표현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 기업가에게 ‘정경유착’이라는 단어가 따라다녔다. 하지만 해외로 뻗어가며 투명해진 요즘 시대는 달라졌다”며 “재벌 1~2세대와 달리 3~4세대들은 역풍을 우려해서 정치적 성향과 발언에 더욱 조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1.2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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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치범이냐?’ 유승준, 영상 논쟁으로 유튜브 구독자 증가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유승준 방지법’에 대해 반발하는 영상을 올린 이후 유튜브 구독자가 크게 증가했다. 22일 유승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6만4900여명이다. 지난 19일 ‘유승준 원천 방지 5법 발의안? 김병주 의원 지금 장난하십니까? 그동안 참아왔던 한마디 이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을 당시 구독자 수는 2만9800여명이었다. 이틀 새 구독자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조회수도 5만회를 넘지 못하는 영상이 대다수였지만 해당 영상은 하루 새 83만회가 늘어나면서 이날 오후 1시 기준 144만회를 돌파했다. 이에 유튜브 수입 또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7일 김병주 의원은 국적 변경을 통한 병역 기피를 막기 위한 패키지 법안(국적법·출입국관리법·재외동포법·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을 발의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했던 남성’의 국적 회복을 원칙적으로 불허하고 입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개정안이 통과되면 유승준의 입국 제한 근거가 보다 확실해진다. 이에 영상에서 유승준은 “내가 정치범인가. 공공의 적인가.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 한국에 들어오는 걸 이렇게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며 “19년 전에 활동하던 한물간 연예인이 한국 땅을 밟는다고 영향받을 시스템이라면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 정치 자체를 잘못하는 것 아니냐”고 거친 언사로 항의했다. 이어 “제가 청년들에게 허탈감을 느끼게 한다고?”라며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황제 휴가’, 조국 전 장관의 말도 안 되는 사태들 때문에 (청년들이) 정치인들의 비리와 두 얼굴을 보며 더욱 분노하고 허탈해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세월호 사건, 촛불시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자신의 입국 문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각종 정치 이슈를 거론하며 격앙된 어조로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유승준은 입대를 약속했다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였고 2002년 법무부로부터 입국을 제한당했다. 그는 재외동포 비자(F-4)로 입국하려다 거부당하자 LA총영사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올해 3월 대법원 재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으나, LA총영사관이 다시 비자발급을 거부해 또 소송을 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2020.12.22 13:49
경제

북, 김여정 지시 3일 만에 ‘판문점 선언’ 상징 연락사무소 폭파했다.

지난달 31일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대남 공세를 이어 오던 북한이 16일 문재인정부 남북관계 상징이었던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지난 13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한 지 사흘만이다. 남북연락사무소는 남북이 365일 24시간 내내 연락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2018년 9월 개성공단에 문을 열었다. 그해 4월 27일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의 산물이자, 문재인정부 남북 화해 협력의 상징으로 꼽혔다.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남북관계가 교착국면을 보인 상황에서도 연락사무소에 근무하는 남과 북의 당국자들은 한 건물에서 매일 현안을 논의했다. 지난 1월 3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북측의 요구로 남측 관계자들이 철수한 뒤에도 매일 전화와 팩스로 연락기능을 유지하는 끈이었다. 북한이 지난 5일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 명의의 담화에서 “할 일도 없이 개성공업지구에 틀고앉아있는 북남공동련락사무소부터 결단코 철페(철폐)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 북한이 대남 공세를 퍼붓던 지난 8일 오전 정기 통화에 응하지 않은 것은 파탄의 신호였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문재인정부가 추구해 왔던 한반도 평화와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라며 “남북관계를 파탄 내겠다고 언급해 왔던 북한이 이런 상징적인 장소를 골라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총참모부 명의의 ‘공개 보도’에서 “전선을 요새화하고, 북한 주민들의 대남 전단 살포를 도와주라는 의견을 접수했다”며 “군사적 행동 계획들을 작성하여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승인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4층짜리 건물을 폭파하기 위해선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필요한데, 북한이 사전에 향후 시나리오를 짜 놓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북한의 보복 조치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거라는 점이다. 북한이 예고했던대로 남북 공동연락사무를 폭파한 만큼 향후 추가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남북관계가 교착국면에서 위기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최근 두 차례의 담화를 통해 “북남(남북) 군사합의 파기”(4일), ”대적 행동의 행사권을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 주려고 한다“(13일 담화)고 했는데, 현재까지 김 제1부부장이 언급한 대로 북한이 움직이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와 군사적 대치를 통한 긴장 조성, 나아가 무력행사에 따른 군사적 충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비록 김여정 제1부부장 명의로 담화를 내고 있지만,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이 반영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최근 공개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당 중앙군사위원회(지난달 24일)와 정치국 회의(7일)를 열어 대남 기조를 정하고, 행동에 나선만큼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 9ㆍ19 군사합의서를 파기하는 수순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2020.06.16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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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어디] 가을, 오후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심 속 여행지

도심을 벗어나지 않아도 가을 단풍의 '붉은빛'과 노을이 만드는 '붉은빛'을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은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11월, 짧은 가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여행지 두 곳을 소개한다. 일몰과 야경이 일품인 대전 ‘대동하늘공원’과 가을의 생태를 눈에 담을 수 있는 ‘광주호 호수생태공원’이다. 언덕 위 벽화마을, 대전 대동하늘공원 대전역에서 멀지 않은 대동하늘공원은 낮에는 알록달록한 벽화를 구경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풍차와 대전 시내 야경에 빠지는 감성 충만한 여행지다. 대전 시민도 알음알음 찾아올 정도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요즘 일몰과 야경 명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발걸음이 점점 늘고 있다.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동구 대동에는 한국전쟁 때 피란민이 모여 살던 달동네가 있다. 비탈진 마을의 좁은 골목을 따라 오래된 집이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 어렵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달동네 하면 왠지 어둡고 무거운 느낌이지만, 이곳은 오히려 밝고 화사한 분위기다. 동네 담벼락에 그려진 예쁜 벽화 덕분에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음마저 환해진다.달동네 풍경이 달라진 건 2007년 공공 미술 프로그램이 실시되면서부터다. 지역 미술인과 동네 주민이 함께 벽화 작업을 하고 마을을 꾸미기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그 사이 벽화가 덧칠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벽화를 재정비하고 축제를 개최하며 대전의 대표적인 벽화마을로 자리매김했다. 입체적인 벽화도 있어 더욱 재미나다.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어보자. 주민이 거주하는 공간이므로 소란스럽게 관람하거나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은 피한다.벽화를 둘러본 뒤 대동하늘공원에 올라가는 코스다. 대동에서 가장 높은 언덕마루에 위치한 공원으로, 이름처럼 하늘 아래 펼쳐진 작은 쉼터다. 벤치와 정자, 나무 그네가 있어 조용히 쉬었다 가기 좋다. 언덕 가장자리에 있는 풍차는 대동하늘공원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다. 원래 목재로 지었지만, 외관에 타일을 붙이고 야간 조명을 강화해 더 아름다운 모습으로 거듭났다. 밤하늘 아래 찬란히 불을 밝힌 풍차는 이곳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토존이다.풍차 앞에 서면 도심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동하늘공원이 자리한 언덕은 해발고도 약 127m에 이르지만, 작은 건물이 오밀조밀한 도시 전경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보문산과 계룡산 등 겹겹이 이어진 산자락이 도시를 병풍처럼 둘러싸 더욱 신비로운 느낌이다.해가 질 무렵이면 삼삼오오 모인 사람들이 일몰을 기다린다. 이곳에서 처음 맞는 일몰과 야경은 숨은 보물이라도 찾은 듯 벅찬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붉은 태양이 쌍둥이처럼 생긴 한국철도공사 빌딩 사이로 사라져갈 때면 여기저기서 작은 탄성이 나온다. 찰나의 순간을 잡으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노을이 지나간 자리에 어둠이 깔리면 도시는 하나둘 불을 밝힌다. 이곳 야경은 화려함보다 소박하고 은은한 멋이 배어난다. 마치 바쁜 하루를 보낸 이들을 위로하는 따스한 불빛처럼 느껴진다.연인과 여행한다면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를 준비해보자. 풍차 옆에 자물쇠를 걸어두는 거치대가 있다. 풍차가 있는 반대쪽 오솔길을 따라가면 대동하늘공원의 또 다른 명소 연애바위(혹은 사랑바위)에 닿는다. 바위 사이가 움푹 파여, 연인들이 이곳에 숨어 사랑을 속삭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빈티지한 카페와 소품숍은 대동하늘공원을 여행하는 또 다른 재미다. 지역 작가들이 만든 책과 소품이 눈길을 끄는 ‘머물다가게’는 대전 토박이 가이드가 동행하는 도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소개된 ‘대동단결’은 전망 좋은 카페로 유명하다. 촬영 당시 유재석과 조세호가 앉은 자리는 일몰을 감상하는 명당으로 꼽힌다. 산책하기 좋은 힐링 명소, 광주호 호수생태원 광주 시민이 사랑하는 힐링 명소, 광주호 호수생태원은 물가와 숲속을 거닐며 한가로운 늦가을 오후를 만끽하기 좋은 곳이다. 생태 연못, 습지 보전 지역, 호수 전망대, 메타세쿼이아 길, 버드나무 군락 등 볼거리가 풍성하고 포토존이 많아 나들이와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가사 문학 관련 유적지 식영정, 소쇄원, 환벽당과 함께 하루 일정으로 즐기기에도 그만이다.잔잔한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이어지고, 군데군데 전망대와 쉼터도 있다. 봄이면 진달래와 개나리가 피고, 여름에는 수국, 초가을에는 붉은 꽃무릇과 새하얀 구절초 군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다양한 수생식물과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 곤충류를 관찰할 수 있어 자연 학습장으로도 이용된다. 원내에 마련된 무등산생태탐방원에서 계절별 자연 놀이와 탐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광주호 호수생태원은 지난해 4월 공식 인증을 받은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자연 명소 중 한 곳이기도 하다. 산책로 6개(버들길, 풀피리길, 별뫼길, 가물치길, 돌밑길, 노을길)는 총 5km로, 산책과 조망을 포함해 2시간 30분~3시간이면 넉넉히 돌아볼 수 있다. 자유롭게 둘러봐도 상관없지만, 이왕이면 스탬프 투어를 추천한다. ‘자연 속으로 떠나는 생태 여행’을 주제로 한 스탬프 투어가 11월 말까지 계속된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입구 오른쪽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 에코센터에서 스탬프 북을 받아 9개 지점에 설치된 스탬프 박스에서 스탬프를 찍으면 된다. 9개를 모두 찍으면 기념품도 준다. 스탬프 박스 위치는 스탬프 북 속 지도를 참고한다.인상적인 곳을 몇 군데 꼽아보면, 먼저 첫 번째 스탬프 지점인 충효동 왕버들군(천연기념물 539호)이다. 광주호 호수생태원 입구 맞은편에 거대한 왕버들 세 그루로, 수령이 400년 안팎에 높이 10m 내외다. 원래 소나무와 매실나무 각 한 그루, 왕버들 다섯 그루가 있었다는데, 지금은 왕버들 세 그루만 남았다.다음은 네 번째 스탬프 지점인 판문점 도보다리 재현 시설이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화제를 모은 판문점 도보다리, 남북 정상이 마주한 의자와 탁자가 있다. 여기서 습지 위로 놓인 데크 산책로를 따라가면 다섯 번째 스탬프 지점인 9남매 왕버들을 만난다. 한 뿌리에서 9개 가지가 뻗어 나온 모양이 눈길을 끈다. 이 나무는 첫 번째 스탬프를 찍은 충효동 왕버들군의 자손이라고. 이곳에 벤치가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조용한 시간을 즐기기 적당하다.마지막으로 여섯 번째 스탬프 지점인 메타세쿼이아 길과 구절초 단지다. 탐방객이 가장 좋아하는 곳으로, 하늘을 향해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늘어선 길을 느릿느릿 걷다 보면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길 한쪽에는 새하얀 구절초 군락이 풍경화처럼 펼쳐진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19.11.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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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서 한·중·일 청소년 소통한다

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를 통해 한·중·일 청소년들이 '소통'한다.올해로 13회를 맞은 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Asia International Youth Film Festival)이 오는 25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에서 열린다.아시아 청소년들의 영상문화축제 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는 한·중·일 청소년들의 문화와 정서를 공유하는 자리이자 나아가 정치, 경제 교류의 초석을 다져 아시아의 평화로운 공존과 번영을 이룩하는 데에 그 취지를 가지고 있다.이번 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는 '소통'을 주제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한 작품 중 치열한 예선을 통해 본선에 진출한 24개 작품만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된다.개막작은 이태훈 감독의 '판문점 에어컨'(Air Conditioner in PANMUNJEOM)으로 이념의 열기와 역사의 아픔이 공존하는 판문점에서 고장 난 에어컨을 고치는 수리기사를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들을 비유하며 세대 간 벌어진 남북에 대한 생각과 관심을 하나로 연결하고픈 바람을 담은 작품이다.더불어 그룹 위키미키의 축하 공연을 비롯하여 동아시아 청소년 영상 문화 포럼 등 청소년 및 지역 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앞으로 더 많은 참가국을 영입하여 아시아의 영상 문화 교류의 물결을 아시아 전역으로, 더 나아가 세계 전 지역으로 확산시켜 세계 공동체로서의 자질을 양성하겠다"라며 "앞으로 세계적인 청소년영화제로서의 국제적 위상 제고와 세계화에 앞장서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한편 제13회 아시아국제청소년영화제는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연구소, 수림문화재단,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이 공동 개최하고 한국예술 종합학교가 후원하며, 오는 25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28일까지 4일간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극장과 수림문화재단에서 진행된다.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10.2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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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녀들', 이진혁 재등장..설민석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 애정

역사돌로 거듭난 이진혁이 ‘선을 넘는 녀석들’에 또 한 번 출격한다. 오늘(20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선을 넘는 녀석들-리턴즈(이하 ‘선녀들’)’ 10회에서는 남북분단의 상징 공동경비구역 JSA(판문점)을 찾아, 예능 최초로 남북 군사분계선을 넘는 여정을 떠난다.이런 가운데 반가운 게스트가 ‘선녀들’의 판문점 여정을 함께해 기대를 높이고 있다. 바로 전현무가 “제발 고정하자” 러브콜을 외친, 대세 아이돌 업텐션 이진혁이다. 이진혁은 지난 임진왜란 영웅 탐사에서 활약, 깊이 있는 역사의식을 보여주며 화제를 모았다.이날 이진혁은 전현무에 이어 설민석까지 반하게 한 역사돌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줬다고. 설민석은 "지난 번부터 이진혁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는 애정을 표현,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후문이다.그러나 이러한 훈훈함도 잠시, 이진혁은 처음으로 넘는 민간인 출입통제선 앞에서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철통 검문이 그를 긴장하게 만든 것이다. 동공지진이 온 이진혁의 모습과 미어캣처럼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이진혁의 모습이 무슨 일이 생긴 것일지 관심을 집중시킨다. 오늘 오후 9시 5분 방송.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10.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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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함께하는 南北" 평화 가져다줄 평창영화제 [종합]

남북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창남북평화영화제가 시작된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강원도 최초의 국제영화제다. 평화를 주제로 한 전세계의 영화를 상영한다. 영화제가 첫 발을 디디는 기자회견에는 문성근 이사장과 방은진 집행위원장, 김형석 프로그래머, 최은영 프로그래머 등이 참석했다. 먼저 문성근 이사장은 "영화는 나를 들여다보게 하고 타인을 이해하게 하는 힘을 가졌다"며 "남북의 이질화가 매우 심각하다. 동질성 회복에 문화예술이 최고라는 것이 통일에 성공한 독일의 분석이다. '남북의 동질성을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문화는 그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영화가 할 일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 영화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이어 문 이사장은 "준비하는 1년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는 어려울수록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평화의 토대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문이 열렸을 때 꽃이 활짝 피어나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영화제의 슬로건은 '선을 넘어 하나로, 힘을 모아 평화로'다. 선 하나로 둘이 돼버린 분단의 현실을 넘어서고, 모두 힘을 모아 평화로 나아가자는 염원을 담았다. 이 슬로건에 대해 문 이사장은 "예쁘지 않나"라고 물으면서 "영화제를 꼭 성공시키고 싶다. 강원도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문화의 힘으로 하나가 되고 통일이 되는 데에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앞서 평창남북평화영화제 측은 폐막식의 금강산 개최를 추진 중이라고 전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러나 금강산 개최는 성사되지 못했다고. 이에 대해 방은진 집행위원장은 "(남과 북의) 기류가 바뀌었지만 폐막식을 금강산에서 여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부터 시도했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취했으나 불발됐다"고 밝혔다. 제1회 평창남북평화영화제는 오는 8월 16일부터 20일까지 평창과 강릉에서 펼쳐진다.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 평창올림픽스타디움에서 8월 16일 성대한 개막식이 진행된다. 개막작은 북한 영화 '새'다. 림창범 감독이 1992년 선보인 작품으로, 북한 소설 '쇠찌르러기'를 원작으로 한다. 장편 51개, 단편 34개, 33개국의 85편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총 7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관객과 만난다. '판문점 에어컨', '은서' 등 장편 2편과 단편 17편이 한국 경쟁 섹션으로 상영되며, IS 이야기를 담은 '이스케이프 라카' 등이 스펙트럼 섹션으로 상영된다. '봄날의 눈석이', '왕후 심청', '한반도, 백년의 전쟁' 등 남북 이슈를 다루는 평양시네마 섹션의 상영작들 또한 관객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19.07.15 18:55
경제

北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냐" 발언 파장…정세현 "사과해야"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북한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의 이른바 '냉면' 발언에 대해 "명백한 잘못"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9월 있었던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면박을 줬던 사실이 알려졌다. 이는 방북 기업인들에게 조속한 투자를 종용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북한 인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사과 요구가 뒤늦게 나오고 있다. 3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는 정세현 전 장관이 출연,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이 위원장이 최고 권력자에 대한 충성 맹세의 의미로 한 말일 수도 있다"면서도 "이런 언행은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문재인 대통령도 힘들게 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정 전 장관은 "이 위원장이 우리 남한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문재인 정부가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움직이는지 모르는 것 같다"며 "이런 발언을 들은 국내 기업 총수들도 대북 투자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국내 여론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 남북회담에서 북한이 결례를 하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는데 그 때마다 북측 대표가 교체되기도 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북측의 사과나 그에 걸맞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한국 정부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낳고 있기도 하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존심을 못 지키면 국가가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이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보다보다 험한 꼴을 다 본다"며 조명균 통일부장관은 항의는커녕 남북 간에 속도를 내자는 뜻이라고 변명까지 해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전자만 해도 북한 1년 예산의 일곱배 수익을 내는 기업이다. 우리 알토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무뢰배 같은 작자들에게 희롱당할 이유가 있을까"라며 "국민의 자존심을 지켜주지 못하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 통일부장관은 이 사태에 대해 북측에 엄중히 항의하고 사과를 받아내지 못하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8.10.31 08:59
경제

[돈 만지는 사람]토지전문가 이진우 오비스트 대표 "통일되니 지뢰밭 땅 사라? 비상식적 로또 투자다"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서 접경 지역 토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쪽에서 지뢰가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군사 구역과 민통선(민간인 통제선)까지 "언젠가 오르니 무조건 사 두라"며 묻지 마식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에 따르면 도라산역이 위치한 파주시 군내면은 2008년 3.3㎡당 평균 9만5000원 선에 거래됐으나 지난달 12만3000원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민통선 투자는 비정상적이며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진우 오비스트 대표는 토지전문가로 실전 토지 투자 및 강연과 강의로 업계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이 대표는 "통일될 테니 민통선 인근을 사라면서 투기를 조장하는 세력을 주의해야 한다. '언젠가 오른다'는 식의 토지 투자는 '환금성'을 1원칙으로 하는 투자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는 '로또식 투자'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 '묻지 마식' 민통선 땅 투자… "잘못됐다" -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민통선 인근 지역 토지 가격이 급등했다."대단히 걱정스럽고 잘못됐다. 지금 개발도 할 수 없는 민통선 지역의 토지 경매가가 3배 이상 급등하는 등 이상 현상이 나오고 있다. 접경지대 투자는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고 해서 무조건 사야 한다는 식으로 조장하고, 접근하면 안 된다." - 남북이 경협을 하면 민통선 지역 땅이 개발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문재인 정권 들어서 동해선 연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힘을 실어 주는 '포인트'는 있다. 하지만 국토 개발은 정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제4차 국토종합계획, 광역도시계획,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어떻게 개발할지 여부가 장기적으로 잡혀 있다. 접경 지역 개발 역시 이에 따라 지도가 달라진다. 현재 2020년까지 국토종합계획에 남북 협력 시대를 대비한 계획이 있고 이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여기에 입각하지 않은 개발 계획 같은 건 없다. 남북 화해 분위기를 탔으니 '접경 어느 지역이 좋다. 무조건 사라'는 식의 투자는 문제가 있다." - 그래도 갖고 있으면 언젠가 오르지 않을까라는 기대 심리가 있다. "'풀리면 좋아지겠지'라는 말은 세 살배기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소리다. 100억원이 있는 사람이 1억원을 투자해 두고 '내 손자 때는 오르겠지'라고 하는 거라면 괜찮다. 그러나 보통 투자자라면 정상적 투자로 볼 수 없다. 민통선은 우리가 지켜야 하는 소중한 자원이 있는 곳이고, 군사 지역이어서 개발이 쉽지 않다. 군사분계선을 따라 2㎞는 지뢰가 나오는 비무장지대다. 이후 10㎞는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 15㎞는 통제 보호구역, 10㎞는 제한 보호구역이다. 모두 합치면 40㎞에 달하고 면적이 넓다. 현 법에 따르면 통제 보호구역은 개발 행위를 전혀 할 수 없는 지역이다. 50년 이상 대치 상황이 이어진 지역의 군사시설 구역이다. 부동산 피해 상당수가 민통선 인근에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문제는 과거 정부에서도 반복됐다." - 역대 정부에서 반복된 현상이라면."2000년 김대중 정부,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남북 정상회담을 할 때마다 파주의 땅값이 들썩였다. 공시지가 기준이었으나 2000년 분기 단위 상승률이 7.1%에 달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는 건 달리 생각하면 피해자가 양산된다는 뜻이다. 개미 투자자가 피해 중심에 있다. 현장에서 일하다 보니 정말 슬픈 사연을 많이 듣는다."- 민통선 투자에 얽힌 슬픈 사연이라는 것은."내 방송을 보는 시청자가 토로한 실제 법원에 계류하고 있는 사연이다. 과거 남북 화해 무드가 조성된 시기였는데, 중견 기업에 다니던 시청자의 아들이 대출을 받아서 민통선 인근에 땅을 대거 사들였다고 한다. 중간에 부동산을 중계하는 모 업체의 추천이 있었다. 그런데 건실하던 아들 회사가 갑자기 부도가 났다. 개발된다던 민통선 지역의 땅값은 곤두박질쳤다. 남북 경제는 다시 경색됐다. 이자 상환은 해야 하고, 직업은 잃고. 결국 그 가정은 술과 폭력으로 물들었고 일가족 4명이 사망하는 비극으로 끝났다. 남북 화해 무드를 틈타 막연한 기대감을 부추기고, 사지 않아도 될 것을 유인해 사도록 한 뒤 나몰라라식으로 대응하는 업체가 많다. 그 업체가 정말 개발될 땅이 아니라는 걸 몰랐을까. 얼마나 사회적으로 큰 손실인가."- 묻지 마식 민통선이나 파주 땅 투자를 어떻게 봐야 하나. "그건 정상적 투자가 아니다. 일종의 로또다. 투자는 '수익을 올리는 행위'를 개념으로 한다. 내가 칼의 손잡이를 잡는 것이지 날을 잡는 것이 아니다. 내 마음대로 처분되지 않고 시장에 끌려다니고, 팔아 달라고 사정해야 하고, 나중에는 팔아 줘서 고맙다고 하는 상황이 어떻게 투자인가. 로또 1등 당첨을 바라는 비상식적인 투자다."- 남북 경협주가 아니라면 어떤 토지에 투자해야 하나."국토종합계획을 근간으로 기업 활동이 일어나거나 발생하는 지역이다. 토지 투자의 원칙은 우선 사람이 유입되고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는 지역이어야 한다. 판교를 보자. 2006년만 해도 '로또'로 불렸고 지나치게 비싼 가격으로 분양돼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국토종합계획에 장기적으로 '아이티 밸리'가 조성된다고 명시돼 있었다. 이에 따라 신분당선이 확충되고, 제3의 테크노밸리까지 들어선다는 단계가 마련돼 있었다. 부동산 투자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중·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10년 단위로. 일부 언론이나 업체에서 '접경지대를 빨리 사라'고 부추기는 것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 지금 투자할 지역을 추천한다면."평택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기업 생산 활동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산업 활동이 일어나는 곳이다. 수서 평택 간 KTX 등 교통망도 형성된다. 또 평택항 주변 해안을 매립해 항만도시 건설이 예정돼 있고, 중국 등과 직항을 연결한 물류 부도심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5만여 명의 미군이 이전하면서 외교와 문화 활동 등도 기대된다. 이외에 LG디스플레이 단지가 있는 파주를 비롯해 원주·마곡·상암도 주목한다." - 파주에 투자하라고? 거긴 접경지 아닌가."절대 통일 때문에 추천하는 것이 아니다. 원래 파주는 기업과 인구 유입 면에서 수년 전부터 관심이 뜨거운 곳이었다. 남북 화해 때문이 아니라 투자의 축이 움직이는 타이밍이 온 것이라고 봐야 한다. 만약 접경 지역에서 투자를 원한다면 경의선과 경원선이 단절된 인근인 파주와 철원·연천을 투자처로 본다. 연천은 약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기존 개발 사업들이 뒷받침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씀드리는데 당장 내가 쓰지 못하는 땅에 지분 투자 식으로 들어가서 이윤 창출을 기대하는 것은 로또 당첨 수준이다. 개발이 안 될 경우를 대비해 뭐라도 활용할 수 있는 땅을 사야 한다." ◇ '기획 부동산' 사기에 우는 소액 토지 투자자들- 민통선 투자 뒤에 사기성 '기획 부동산'이 있다는 말이 있다."1980년대 새만금 지역 개발부터 시작된 기획 부동산은 쉽게 말해 토지 도매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토지 투자는 기획에서 출발하는 것이 맞다. 정상적인 개발 업체는 땅을 사서 기획한 뒤 가분할도(건축사 또는 토목 측량 설계 사무소에 의뢰해 작성된 지적도), 개발행위허가, 분할까지 모두 책임지고 한다. 이 과정이 완료돼야 땅 주인도 처분권을 얻는다. 그러나 사기성 업체는 임의로 가분할도만 만든 뒤 나중에 분할까지 할 수 있는 것처럼 기만한다. 허가까지는 받아 주는데 토지 지목변경은 하지 않고 도망치는 경우가 있다. 갈수록 수법이 지능적으로 변한다."- 지능적 변화라면."나무 한 그루도 벨 수 없는 '비오톱 1등급'인 그린벨트, 길이 없는 산 따위의 가분할도를 뜬다. 당연히 지자체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 걸 알면서도 연로한 분들이나 부동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근저당 채권을 설정해 주겠다. 허가 신청이 나면 소유권을 이전해 주겠다'며 돈을 걷는다. 이외에도 펀딩과 공증 형태가 있다."- 기획 부동산에 넘어가 피해를 본 사람이 적지 않다. "지능적인 사기성 기획 부동산 업체들은 개인당 3000만~5000만원 정도 받는 걸 좋아한다. 액수가 지나치게 크지도 작지도 않아서 고발될 가능성이 비교적 낮고 사기당한 투자자들이 '나중에 나 죽고 손자나 손녀 주지' 하면서 체념한다. 주변에 기획 부동산을 권하는 이들 역시 업체에 완전히 경도돼 자신들이 사기꾼인지 모르고 그 일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주변의 흔한 어머님, 아버님들이 친지들에게 전화해 '좋은 땅이 있다. 무조건 되니 투자하라'고 설득하는 식이다. 본인은 자기가 기획 부동산을 하고 있는지조차 모른다. 이런 기획 부동산 업체는 사회의 나쁜 축이다." -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두고 여러 평가가 있다. 어떻게 평가하나."실기하는 측면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급'인데 귀를 기울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 서울은 지금 집이 모자란데, 자꾸 왕복 3시간 이상 걸리는 외곽 지역에 아파트를 짓고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라고 하면 그건 공평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지금 서울엔 공급이 필요하다. OECD 국가들의 복지 모델은 잘 차용하면서 부동산 부분은 유독 그렇게 안 한다. 용적률을 대폭 높힌 싱가포르 등 다른 나라의 좋은 부동산 정책 차용도 고려해 볼 만하다." - 토지전문가의 길은 어떻게 걷게 됐나."1999년 재미 삼아서 경매 학원에 들어갔다가 3년 뒤 공인중개사가 됐고 이후 토지 분야에 입문했다. 20년 동안 양평과 평택 등지 대규모 토지 개발과 수익형 부동산, 영등포 시장 오피스텔 분양 사업 등을 진행했다. 전문가 집단 세미나, 교육, 방송, 건국대학교 대학원에서 강의했다." - 토지 투자자들이 유념해야 할 점이 있다면."토지에 투자할 때는 제발 '잃지 않는' 투자를 하길 바란다. 수익률보다 안정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토지 투자는 시간과 목적이 필요한 분야다.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부 선동에 흔들리면 안 된다." - 언제 가장 뿌듯한가. 또 언제 낙담하나."고객이 내가 권한 땅을 사고 수익을 봤을 때다. 나는 학사 출신인데 대학원에 들어가 실물 부동산에 대해 강의할 때도 보람 있었다. 나는 정책이 일관성 없이 흔들릴 때 분노한다. 국민의 권리인 주거권이 지속적인 정책이 아니라 때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 안타깝다."서지영 기자 seo.jiyeong@jtbc.co.kr 2018.10.26 07:00
연예

'평양行' 김형석 "음악으로 남북 가까워질 수 있도록 최선"

3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 수행원으로 참가하게 된 작곡가 김형석이 소감을 전했다.김형석은 16일 자신의 SNS에 "3차 남북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지코, 에일리와 함께 평양에 다녀온다"며 "만찬석상에서 '우리의 소원은 통일' '아리랑' 등을 새롭게 편곡해서 피아노 연주를 한다"고 밝혔다."외가가 실향민이라 더 감회가 새롭다"는 김형석은 "음악을 통해 남과 북이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이날 2018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임종석 위원장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정치·경제·사회·문화·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인사 52명으로 구성된 특별수행원 명단을 공개했다. 문화·예술·체육 분야에는 유홍준 교수와 차범근 전 감독·현정화 감독·박종아 선수·블락비 지코·가수 에일리·김형석 작곡가가 이름을 올렸다.지코·에일리·김형석의 합류에 대해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평화의 화음이 남북관계의 풍성한 가을을 그려낼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2월 북 삼지연관현악단의 방남 공연, '봄이 온다'는 제목으로 펼친 우리 예술단의 4월 평양 공연, 그리고 4.27 정상회담 만찬공연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 겨레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감동의 공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3차 남북정상회담은 18부터 20일까지 평양에서 진행된다. 4·27 판문점선언에 연내 추진하는 것으로 명시된 '종전선언 실현'이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8.09.16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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